인간의 노력으로 현대 식량 수급 문제, 의약품 개발에 따른 질병 문제는 일정 수준 극복하였으나 경제발전에 따른 생활여건 향상으로 현대인들의 정신적 긴장감, 스트레스의 증가, 신체 활동의 부족과 함께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의 발병률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1997년부터 비만이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중대한 건강문제가 되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으며1),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 되는 질병이라 인식하여 2000년 대한비만학회에서 비만치료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2).
비만은 에너지 저장을 위한 조절과정에서 발생하며 주로 지방세포 내의 과도한 지방 축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및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심혈관질환, 암 등의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 우리나라는 2년 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며 고령층의 비만은 젊은 층의 비만과 다른 특징을 나타내며 나이가 들면서 식사섭취 및 활동량 변화, 여러 개의 동반된 만성질환, 호르몬 변화, 급성 질환 등에 대한 저항성 감소 등에 따른 체성분의 변화를 통해 점진적인 근육 소실을 동반하게 된다4,5).
지금까지 비만 치료는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와 같은 비약물 치료가 우선이며,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하는데 안전성의 문제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물은 거의 없다. 최근 glucagon-like peptide 1 (GLP-1) 작용제(agonist)로 이용되는 노보 노디스크사의 삭센다(Saxenda, liraglutide), 위고비(Wegovy, semaglutide), 일라이 릴리사의 마운자로(Mounjaro, tirzepatide)가 인기 있는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이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만 치료제들은 요요현상, 위장장애, 췌장염, 근육량 감소등의 부작용이 많아서 사용에 제한이 있다6-8).
한편, 천연 식물추출물은 과학적인 약물효과 입증 부족 및 작용기전의 불확실성이라는 단점은 있으나 비교적 안전하며 독성이 없는 약물이라는 큰 장점으로 장기복용이 가능하여 이들로부터 유효한 비만 억제물질을 발굴하려는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9-11).
염생식물은 해수와 육지가 만나는 독특한 중간 지대인 염생습지에서 서식하는 식물들로 염생습지에는 유기물질과 무기염이 유입되어 혼합되어 있고 염분 농도가 높아 염생식물은 높은 염도로 인해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종의 축적에 따른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이온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독특한 대사 과정을 갖고 있다. 또한, 염생식물은 육지 식물과는 구별되는 다양한 이차 대사물질들을 생산하며, 항암, 항노화, 항염증 및 항산화 등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갖고 있음이 알려져 있다12-15).
갯능쟁이속(
갯능쟁이속에 속하는 가는갯능쟁이(
가는갯능쟁이는 2018년 9월 인천의 강화군 동검리 해변에서 채집된
3T3-L1 지방전구세포는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 (ATCC; Manassas, VA, USA)에서 구입하였으며, 10% fetal bovine serum (FBS)이 함유된 Dulbecco’s Modified Eagle’s medium (DMEM)을 사용하여 37 ℃, 5% CO2 incubator에서 배양하였다. 일주일에 2-3회 배지를 교환하였으며 분화를 위해 지방전구세포를 3.3×103 cell/cm2 밀도로 6-well culture plate에 분주하였다. 2일 후 세포가 가득차면 insulin (5 μg/mL), dexamethasone (0.25 μM), methyl isobutylxanthine (IBMX, 0.5 mM)이 첨가된 배지에 약물을 함께 처리하면서 분화를 유도하였다. 이틀 후에 insulin만 포함된 배지로 교체하고 8일간 매일 배지를 교환하면서 분화를 유도하였다20).
약물이 3T3-L1 세포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MTT assay를 수행하였다. 먼저 3T3-L1 지방전구세포를 96-well culture plate에 2×105 cell/mL로 100 μL씩 분주하여 37 ℃의 5% CO2 incubator에서 24시간 배양하였다. 각 well의 배지를 교체하고 약물을 농도(10, 25, 50 μg/mL)별 첨가하여 24시간 동안 배양한 후, 1 mg/mL의 MTT 시약을 처리하였다. 이에 형성된 formazan을 dimethyl sulfoxide에 녹인 후 540 nm에서 microplate reader (Tecan Austria GmbH, Austria)를 이용하여 흡광도를 측정하였으며, 세포 생존율을 확인하였다21). 세포 생존율은 약물로 처리하지 않은 blank의 흡광도를 100%로 하였을 때 상대적인 값(%)으로 나타내었다.
3T3-L1 지방전구세포의 지방세포로의 분화능은 Oil Red O 염색법을 사용하여 확인하였다. 먼저, 분화된 지방세포를 phosphate buffered saline (1× PBS)로 세척한 후 3.7% formaldehyde 용액을 넣고 1시간 동안 실온에서 방치하였다. 고정된 세포를 PBS로 세척하고, Oil Red O 염색약 (0.5% w/v, 60% isopropanol, 40% 증류수)을 처리하여 실온에서 1시간 동안 염색하였다. 염색액을 제거하고 PBS로 3번 세척한 후 세포 내 지방구(lipid droplet) 생성 정도를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정량적 분석을 위하여 지방구에 염색되어 있는 Oil Red O 시약을 100% isopropanol로 완전히 용해한 후 50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22).
세포를 RIPA 세포용해 완충액(Sigma-Aldrich, St. Louis, USA)으로 4 ℃에서 30분간 용해하여 단백질을 분리하였다. 총 단백질의 농도를 정량(BCA protein assay kit; Thermo scientific, USA)한 후 일정 단백질(25 μg)을 12% SDS-polyacrylamide gel에서 전기영동으로 분리하였으며, polyvinylidene fluoride membrane (Amersham Pharmacia Biotech, England, UK)을 이용하여 이동시켰다. Membrane을 5% skim milk에 담가 1시간 동안 비특이 반응을 차단하고, 1× TBST 완충액으로 3번 세척하였다. 1시간 동안 실온에서 1차 항체(1:1,000 희석)와 혼성화한 후 1× TBST 완충액으로 3번 세척하였다. 이를 horseradish peroxidase가 결합된 2차 항체(1:1,000 희석)를 이용해서 실온에서 1시간 동안 배양 반응시키고, chemiluminescence ECL assay kit (Amersham Pharmacia Biotech)를 사용하여 단백질 밴드를 Davinch- Chemi imagerTM (CAS-400SM, 서울, 한국)를 사용하여 가시화하였다23,24). 내부대조군으로 β-actin을 사용하였으며, 각 밴드는 β-actin 대비 발현 정도를 image program으로 계산하여 시료를 처리하지 않고 지방분화를 유도한 대조군과 비교하여 정량화하였다.
각 실험의 데이터는 평균(mean)±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SD)로 나타냈으며 각 시료의 농도별 차이는 Ducan’s multiple range test를 포함한 Statistical Analysis System (SAS) v9.2 (SAS Institute Inc., NC, USA) 통계 프로그램(analysis of variance)을 이용하여 분석되었다. 차이의 유의성은 P<0.05 수준에서 정의되었다.
가는갯능쟁이를 각각 디클로로메탄과 메탄올로 추출하고 합쳐서 조제된 조추출물의 지방분화 억제 효과를 평가하기 전 조추출물이 3T3-L1 세포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MTT assay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을 10, 25, 50 μg/mL 처리하였을 때 각각 111.1±14.7, 105.4±10.0, 101.6±12.8%의 세포 생존율을 보였으며, 따라서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의 지방분화 억제 효과는 50 μg/mL 이하의 농도에서 이루어졌다(Fig. 2).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이 3T3-L1 지방세포 분화 및 지방 축적 억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Oil Red O 염색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시료를 첨가하지 않고 분화유도배지를 이용하여 지방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한 대조군과 비교시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을 10, 25, 50 μg/mL의 농도로 처리하였을 때 지방구 생성이 120.2±8.4, 99.8±0.9, 79.9± 1.4%로 나타났으며, 특히, 50 μg/mL 조추출물 농도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20.1% 가량의 지방구의 생성을 억제하는 유의적인 차이(P<0.05)를 보였다(Fig. 3).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은 극성에 따라 용매 분획을 실시하여 물,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의 용매 분획물에 대한 3T3-L1 지방세포 분화 및 지질 축적 억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Oil Red O 염색을 실시하였다. 4종 분획물에 대한 세포 내 지방구 형성 억제 효과를 대조군과 비교하여 백분율로 나타내었을 때, 분화유도 효과와 함께 각 분획물 10, 25, 50 μg/mL 처리농도에서 물층은 83.1±1.1, 68.5±0.2, 62.4± 3.9%,
가는갯능쟁이 물,
본 연구에서는 3T3-L1 지방전구 세포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서해안 및 남해안에 널리 분포하는 가는갯능쟁이의 조추출물과 물,
세포내 지방구의 형성은 adipogenesis라는 지방세포로의 분화과정을 통해 일어나며 세포형태, 유전자 발현 및 호르몬 민감성 등의 변화를 가져온다. 지방세포로의 분화는 분화과정 중 초기단계에서 PPAR-γ, CEBP/α, SREBP1c 와 같은 adipogenic transcription factor의 작용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마우스 유래 3T3-L1 지방전구세포의 지방세포 분화과정 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0). Adipogenesis 과정은 3T3-L1 지방 전구세포에 dexamethasone과 IBMX를 처리하면 초기 분화 전사인자인 CCAT/enhancer-binding protein beta (C/EBPβ)가 발현되며, C/EBPβ는 계속해서 PPARγ의 발현을 증가시키면서 지방세포 분화와 지방합성을 유도하게 된다25,26). PPAR-γ와 CEBP/α는 지방조직에서 발현하는 전사인자인 SREBP-1c 발현에 의해 조절되며 지방생성의 중기와 후기 단계에서 SREBP-1c의 활성화로 인해 지방 생합성이 시작되고, 지방합성 효소가 증가하면 중성지질의 지방구 형성과 축적으로 지방세포 분화를 완료하게 된다27). 이와 같은 PPARγ, C/EBPα, SREBP1c는 지방조직에서 주로 발현되어 지방세포의 분화와 세포 내 지방구의 형성에 중요한 비만 관련 핵심 조절인자이다.
본 연구에서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의 네 가지 분획물들중에
이상과 같이 가는갯능쟁이 용매 분획물은 지방세포 분화에서 분화전사 인자들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지방세포에서의 지방생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비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적인 유전자들의 발현검증 및 동물모델을 이용한 생체 내 실험과 화학성분 분석 등을 통해 좋은 항비만 소재를 도출하고자 한다. 염생식물은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짠맛을 나타내며 짠맛은 본초학에서 함미라고 부르는데 짠맛을 가진 약물은 굳은 것을 유연하게 하고 마른 것을 녹여 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민간의 약으로 널리 사용되어온 함초는 항비만 효과를 보이는 대표적인 염생식물로 잘 알려져 있다32,33).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가는갯능쟁이도 본 연구결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항비만 활성 천연소재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가는갯능쟁이의 3T3-L1 지방전구세포의 지질분화과정에서 지방축적 억제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우선 가는갯능쟁이의 세포독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MTT assay를 시행하여 세포독성이 거의 없음을 확인하였다. 3T3-L1 지방전구세포를 분화시키며 가는갯능쟁이 시료를 처리하였고, Oil red O 염색을 통해 지방세포의 지방축적 효과가 유의하게 감소되었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한 지방세포 분화과정에서 가는갯능쟁이 조추출물과 그 용매 분획물이 전사인자인 PPARγ, C/EBPα 및 SREBP1c의 단백질 발현을 유의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해양수산부 재원으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해양바이오전략소재개발 및 상용화지원사업(No. 20190096)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기본연구사업(No. 2022R1F1A1065328)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결과입니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